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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13:34-35 십자가 사랑으로 사랑하라
지금 한국에선 사형 제도가 폐지된 거나 마찬가지지만, 사형을 집행할 당시, 사형수에게 사형 집행일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일본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도 사형수에게 사형 집행일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형 집행일을 알고 나서부터 사형수의 행동이 통제가 힘들 정도로 이상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집행 당일에 사형장으로 데리고 가면서 알려준다고 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죽게 될 날짜를 알면 그때부터 말할 수 없는 심적 고통에 짓눌리게 되는 겁니다. 예수님께선 이 땅에 오실 때부터 언제 어떤 죽임을 당하실지를 잘 알고 계셨습니다. 우리와 똑 같은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주님도 십자가 수난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힘드셨을 겁니다. 제자들과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나누고 계실 때는 십자가에서 화목 제물이 되시기 바로 하루 전이었습니다. 그러니 심적 고통이 클라이맥스에 달했을 겁니다. 식사를 마치고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 기도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그런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셨습니다.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을 지경이구나.” 마음이 그렇게 힘드신 데도, 주님은 만찬의 자리에서 제자들이 꼭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핵심 교훈들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번 고난 주간 새벽 예배 때는 이 교훈들을 매일 하나씩 묵상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주님께서 주신 새 계명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계명을 묵상할 때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왜 이 말씀이 새 계명일까 하는 겁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은 구약에도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 주신 계명과 구약의 계명을 비교해보면 두 가지 다른 점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는 사랑의 quality입니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도 실천하기 어려운 명령입니다. 그런데 새 계명은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고 명령합니다. 성령님은 요한일서 3장 16절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 주신 새 계명의 내용을 아주 명확하게 풀어주십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십자가 사랑이라고 못 박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들도 주님의 십자가 사랑을 품고 나가 형제와 자매를 사랑해야 한다고 하시는 겁니다. 우리가 과연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목숨을 버리신 것처럼, 형제와 자매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을까요? 이 질문 앞에서 다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두번째 다른 점을 찾아보겠습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이렇게 사랑하는 것이 제자의 조건이라는 겁니다. 크리스찬과 믿지 않는 자들을 구별하는 기준이 주님처럼 사랑하는 삶이라는 겁니다. 제자라는 단어를 통해 우리는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제자의 도를 떠올리게 됩니다. 내 제자가 되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네게 주어진 소명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제자의 길입니다. 주님의 새 계명도 우리가 짊어져야 할 소명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소명을 잘 감당하려면 우선 이 소명을 절대로 감당할 수 없는 나 자신을 내려놓아야 하는 겁니다. 아니 솔직히 표현하면, 나를 부인하고 내려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내 힘으로는 절대 주님처럼 사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를 내려놓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그 때, 성령님께서 우리와 함께 소명의 십자가를 지시는 겁니다. 자기를 부인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이 놀라운 뜻이 담겨 있는 겁니다. 주님께선 우리가 우리 힘과 지혜로 사랑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를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아시는 겁니다. 그래서 제자의 도를 보여주면서 그 벽을 넘을 수 있는 길, 성령님을 의지하는 길을 보게 하신 겁니다. 그러니까 그래야 내 제자다 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부담을 주시는 말씀이 아니라, 이 말씀을 통해 주님처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신 겁니다. 2022년 2월 하버드 대학의 감염 내과 의사인 Paul Farmer가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한 기독교 출판사는 Farmer 박사의 삶을 “Servant to the Poor 가난한 자들의 종”으로 표현했습니다. 박사는 PIH(Partners in Health)라는 비영리 단체를 세워서 극빈자들의 건강을 돌보았습니다. 1983년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에 하나인 아이티, 그 안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에 의료 선교를 갔다가, 소중한 생명들이 방치되고 죽어가는 비참한 환경을 경험한 후. 박사는 예수님을 본받아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들과 동행하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래서1987년 PIH를 시작합니다. 그는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티 빈민 지역에 가장 최신의 장비를 갖춘 병원을 설립하고 무료로 진료했습니다. 대학 병원을 세워 현지 의료인들을 양성합니다. 물론 학비는 전액 면제였습니다. PIH는 전액 후원금으로 운영했는데, 박사는 후원 대상자들을 현지로 초대해 비참한 현실을 직접 체험케 함으로 후원을 이끌었고, 자신도 검소한 삶을 살면서 급여의 나머지를 전부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Paul 박사의 사랑과 헌신에 감동된 후원자들 중에는 빌 게이츠도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사역은 중남미의 나라를 넘어 아프리카의 가난한 국가들로 확장되었습니다. 박사는 환자들을 깊이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출장 갈 때마다 가방에 그들에게 줄 선물을 가득 채웠고, 그래서 아무리 긴 여행도 자신의 짐이라고는 셔츠 몇 벌이 전부였습니다. 하버드 대에서 가르치고, 보스턴의 한 병원에서 진료하고, PIH 사역을 감당하느라 박사의 삶은 늘 바빴습니다. 한 번은 박사의 삶을 특집으로 다루기 위해 한 기자가 동행 취재를 했는데, 인터뷰는 이동 중에만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2022년 2월 르완다에 세워진 대학 병원을 방문해서 졸업자들을 격려하고 그후 밤 늦게까지 환자들을 진료하다가 심장마비로 삶을 마쳤습니다. Paul 박사는 주님의 사랑으로 형제/자매를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모범적으로 실천한 참 제자였습니다. 우리도 주님께서 주신 새 계명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나를 내려놓고 성령님과 함께 사랑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 뒤를 따라야 합니다. 그 방법 밖에는 새 계명을 감당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겁니다. 두란노 식구 모두가 그렇게 새 계명을 실천함으로, 우리 교회가 십자가 사랑으로 뜨거운 교회가 되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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